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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추억이 있는 세상                                        5







          내마음의 천국



          나의 집! 계명원



                                                                                 1993퇴소  강미숙


          방학을 맞아 시골에 계신 할머니 댁에 다녀온 친구가 부러웠는지 큰 아이가 집에 들어서자마자 우리도 시골에 할머니가
          사느냐? 왜 우리는 할머니 집에 가지 않느냐며 울어댔다. 벌써 십여 년 전의 일이다. 그리고 그 아이는 지금 21살 대학생
          이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친정나들이 에는 큰 용기가 필요했다. 먼저 나의 아이에게 할머니 댁이 네 친구의 할머니
          집과는 다르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너무 막막했다.
          1980년 아무것도 모른 채 전철 역 앞에 있던 6살의 나는 낯선 경찰관 아저씨의 손에 이끌려 계명원에 들어 온 기억이 전
          부인데, 어찌나 낯설고 두려웠는지 지금도 그 날처럼 생생합니다. 어리숙한 나를 놀리기도 하고 괴롭히는 또래의 아이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이겨 낼 수 있었던 이유는 학교를 마치고 돌아와 강당을 친구삼아 기도하고 옆에 있던 독서실의 책
          이 늘 나와 함께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중학생이 되면서 사춘기 시절에는 나쁜 친구를 사귀고 원하지 않는 길로 가기도
          했었는데, 그때 양계석 원장님께서 회초리 역할로 나를 바로 잡아주셔서 공부를 한 덕분에 인천여상을 졸업하고, 대우전
          자 경리실에 당당하게 취업하게 되면서 난 그때 이 세상에는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고 에디슨처럼 노력하면 사회의 건
          강한 구성원이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만나 남편과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며 다복한 가정이 부러워
          다섯명의 아이를 낳아 키우다 보니 내가 자란 계명원이 얼마나 행복하고 천국같은 집이였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용기를 내어 내 아이들을 데리고 나선 걸음이 계명원 문앞에 다달았을 때, 나를 맞아주시는 나의 어머니인 원장님과 내
          아이들에게 서스름 없이 다가와 준 나의 후배이며 동생들인 계명원 가족들의 따뜻함에 한 겨울밤 내 마음이 너무 따뜻했
          습니다.
          나의 후배이며 동생들인 계명원 가족여러분!
          지금은 힘들겠지만 꿈을 갖고 계획을 세워 한발 한발 걸어가면 반드시 꿈을 이루게 됩니다. 그리고 원장님의 말씀도 귀
          기울이면 나중에 깊은 뜻을 알게 됩니다. 여러분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나를 바로 잡아주는
          내 옆에 있는 원장님, 선생님들이 바로 여러분의 멘토이자 스승이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 어깨가 축 쳐질 정도로 지쳐서 대문을 들어설 때면 은행나무 아래 앉아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던 오빠들이 생각
          이 나는데 지금도 그 노랫소리가 제 귀에 들릴 만큼 기타소리와 노래가 참 위안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같이 자랐던 친구들이며 언니, 오빠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모두 저처럼 향수를 그리며 어느 새 쉰을 바라보고 있고 예순을 넘기며 자녀를 키우고 있겠
          지요. 이제는 나의 아이들과 일 년에 한 번씩 외할머니 댁에 다녀갑니다. 고향집을 생각에
          올 때면 송림동 계명원은 아니지만 지금도 익숙한 향나무며 은행나무와 울타리안의 정원
          풍경에 마음이 편안하고 두 분의 원장님이 부모님 같아서 너무 좋습니다. 나의 동생들도
          이런 마음으로 집이 되고 가족이 되었으면 합니다. 언제나 그리운 나의 집을 사랑합니다!
          2017년 고향의 봄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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