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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추억이 있는 세상



         아이들 소원








             아이들에게 소원이 무어냐고 종이에 적게 하였다.

             대체적으로 어린 국민 학생 들은 「엄마와 같이 살고 싶고, 좋은
             옷 입고, 좋은 곳을 구경하고, 싶다」는 내용이 대부분 이었다.
             그리고 중학생들은 「키가 좀더 컸으면, 노래를 잘 부렀으면,

             얼굴이 예쁘게 생겼으면, 춤을 잘 췄으면, 공부를 잘 했으면」하고
             자기 자신의 외모나 성적에 관심이 많았다.
             그런데 퇴원을 앞둔 고등학생들은 「기능사 자격증 시험에
             합격했으면, 돈이 많았으면, 기숙사 있는 회사에 취직 했으면,
             부모를 만났으면」하는 현실적인 내용이 많았다.                                              故양계석 원장님

             점점 철이 든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계명원 내에서 좀더 좋은 음식이나, 안락한
             잠자리, 도서관, 휴식시설 같은 것을 요구할 줄 알았다. 그러나

             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아이들은 나름대로 자기의 진로와
             살길에 지속적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고등학생에게만 취업 관심을 두었는데 이제부터는 진로에
             대한 나름대로의 교육이 필요함을 크게 느꼈다.
             밖에 날씨가 꽤 쌀쌀하다.

             겨울날, 사정없이 부는 바람이 문풍지를 울린다.
             이 추운 밤에도 길거리를 헤매는 많은 사람들이 있겠지.
             찾아갈 따뜻한 보금자리 없어 마음에 눈물짓는 나그네도 있겠지.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현실(現實)만 보지 말고,
             더 멀리 이상(理想)을 바라보아야 겠다.


                                                                          1962년 01월 16일
                                                                          故양계석 원장님의 마음을

                                                                          담은 일기문 중에서...







         04      2016년 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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